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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3일장(葬) 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관리자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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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이천시 노인장묘시설팀장

 

출생과 사망은 삶의 한 조각이다. 가족구성원 누군가 사망하면 황망한 슬픔에 빠지지만, 망자의 가족은 경황도 잠시고 이내 장례 치를 걱정이 크다.  

 

우리나라는 1973년 공포된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보통 3일장을 치르지만 요즘은 화장장이 부족해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노인층 진입으로 상반기 이천시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비단 우리 시 뿐이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천시의 경우 하루 사망자가 2018년 기준 3.5명이었으나 5년 후인 2024년도엔 5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률도 87%에서 92%까지 추계되는 상황에서 지금도 화장예약에 밀려 4일장을 치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4~5년 후에는 유족들이 피곤한 몸으로 시신을 싣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원정화장을 하여야만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현재 경기도내 화장장은 수원(9로), 성남(15로), 용인(11로) 3곳에 있고 1천200만 경기도민 중 하루 사망자는 170명으로 집계된다. 화장로 1기가 하루 3~4구를 화장하면 하루 140구 정도인데, 여기에 해당 화장장 지자체 주민의 우선 예약으로 밀려난 3~40구의 타 지자체 시신들은 원정화장지를 찾아 5일장도 감수해야 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  

 

지역주민의 화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시설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삶의 한 조각인 사망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고통을 받아선 안 된다. 화장시설이 완공되기까지는 4~5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지금 시작한다 해도 한참 늦었다.  

 

이를 위해선 시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장례식은 관혼상제 중 가장 품위있는 통과의례임에도 우리 정서상 죽음을 멀리해 후미진 산자락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화장시설은 아름다운 의식으로 고인을 추모할 뿐 아니라 유가족을 위한 품격있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품있게 장례의식을 치르는 공간이 돼야 할 것이다.

 

* 출처 : 경인일보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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