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주치의로부터 “말기 암이므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어떨까요?
대부분 처음엔 충격을 받아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도래질 치거나 자신이나 누군가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립니다. 또 불면증과 식욕상실에 시달리고 수시로 울며 “왜 하필 내가 걸렸느냐”고 낙담하는 <반응성 우울기>를 거칩니다. 스티브 잡스가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도 그것을 위해 일부러 죽지 않는다”고 했는데, 소중한 삶이 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주치의로부터 3~6개월밖에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진단을 받고도 의연하게 삶에 대해서 명강의를 펼친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지요. 2008년 오늘(7월25일)은 <마지막 강의>로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웃겼던 랜디 포시 카네기멜런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마지막 숨을 쉬었던 날입니다.
포시 교수는 2006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이듬해 8월 암이 말기에 이른 것을 확인합니다. 교수들이 정년퇴직할 때 마지막 강의를 펼치는 전통이 있는 카네기멜런 대학에선 포시 교수에게 강의를 할 수 있겠는지 조심스레 물었고, 포시는 흔쾌히 응합니다.
강의 제목은 자신의 전공인 "가상현실(VR)"과는 큰 관계가 없는 <마지막 강의: 어렸을 때의 꿈 이루기>였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유머 넘치게 소개하고 전날 생일이었던 뷘을 불러서 케이크의 촛불을 끄게 합니다.
그는 또 포기하지 말 것, 남이 충고할 때 변명하지 말고 고맙게 받아들일 것, 남을 비난하지 말고 장점을 찾을 것 등 삶의 지혜에 대해서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 강의가 실제로는 청중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반전으로 마무리하지요.
이 강의는 유투브를 통해 세계적으로 퍼져갔고, 포시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도 출연합니다. 강의 내용은 책으로도 나와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포시는 이 강의 10개월 뒤 눈을 감습니다. 강의가 1시간이 넘기 때문에 오늘 바쁘시다면 주말에 언젠가 꼭 보시기를 권유합니다.
바빠서 못 보시더라도 오늘 꼭 하나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스티브 잡스는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살아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오늘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삶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면 오늘 무엇을 해야 하겠는지, 과연 지금 이 귀한 시간을 뜻깊게 보내고 있는지….
* 출처 : 코메디닷컴 201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