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신효순·심미선 양의 16주기 추모제가 지방선거날인 13일 사고현장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효순·미선 사건 진상규명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협정 실현, 불평등한 소파(SOFA) 개정, 미군없는 평화통일을 외쳤다.
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43-3번지 일대에서는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를 비롯한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채 고(故) 심미선·신효순 양의 16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56번 국도에서부터 평화공원 조성 부지까지의 행진을 시작으로 헌화, 평화공원 조성계획 발표, 추모사, 추모곡, 추모 춤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평화공원 조성을 맡은 이윤하 설계사는 “추모공원 조성이 연기된 것은 최근 남·북·미 관계가 좋기 때문에 미국과의 역학관계도 있어 강행하기 어려웠다”며 “공문을 통해 진행하다 보니 시일이 늦어졌고 내년 추모식 전에는 꼭 준공하겠다. 추모관, 사무실 등도 들어서는 공원 설계 컨셉은 ‘하늘로 가는 집’이라고 밝혔다.
당초 조성위원회는 지난해 사고현장 부지를 매입하고 미군의 추모비 부지를 증여받은데 이어 이번 추모식까지 평화공원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지측량 결과 설계안대로 조성하려면 미 2사단의 추모비 이전이 불가피해졌고, 이에 대해 미군은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재영 평화공원조성위원회 시민대표는 “이 사고의 원인은 주한미군 주둔과 불평등한 소파협정으로 미군을 처벌하지 못한 것이다.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분노를 어루만지지 못했다”며 “본질은 남북분단이며, 효순·미선 사건과 사드배치도 그 본질이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의 분노와 슬픔은 통일을 위한 밑거름, 추모식은 한반도의 새 역사를 이룰 씨앗”이라며 “이번 평화기회를 잘 살려야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고 통일을 위해 더 이상 주한미군이 필요하지 않는 것이 효순이 미선이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사드배치 반대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김천에서 온 율곡중학교 김민성(15·여) 학생은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지만 미군들은 끝까지 무죄라고 주장해 어이가 없었다. 그날 미군이 그 좁은 도로를 지나지 않았더라면, 미군이 사람이 있다는 반대편 수신호를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하고 있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효순·미선 이야기도 알게됐다. 너무 슬펐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에 꼭 참석하겠다”고 전했다.
* 출처 : 중부일보 2018.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