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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코너리 사망에 전세계 추모 물결
관리자
2020-11-03

007시리즈 초대 제임스 본드, 90살 나이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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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어떤 위기도 여유롭게 돌파하는 불멸의 첩보원이지만, 그 제임스 본드의 원형을 만든 이까지 불멸의 존재는 아니었다. 초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 숀 코너리가 31일(현지시각) 바하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유족들이 밝혔다. 향년 90. 이에 고인을 영원한 제임스 본드로 기리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숀 코너리는 1930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우유 배달을 했고, 학교를 그만두고 해군에 입대하기도 했다. 제대 뒤 보디빌더가 된 그는 1953년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 입상을 계기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54년 <라일락 인 더 스프링>의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몇몇 영화에 출연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그런 그에게 인생 최대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1962년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처음 영화화한 <007 살인번호>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에 캐스팅된 것이다. 다부진 몸을 바탕으로 액션 연기를 잘 해낼 거라는 기대 덕이었다. 그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는 제임스 본드를 맞춤옷처럼 소화해냈고, 영화는 크게 성공했다. 이후 <위기일발> <골드핑거> <썬더볼> <두번 산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네버세이 네버어게인>까지 모두 7편의 007시리즈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의 연기 인생에 제임스 본드만이 다는 아니다. 40대 이후에도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긴 <언터처블>의 베테랑 수사관, <붉은 10월>에서 자유를 찾아 망명을 시도하는 옛 소련 잠수함 함장,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주인공보다 더 괴짜인 아버지, <더 록>에서 노익장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늙은 영국 첩보원 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2003년 개봉한 <젠틀맨리그>가 그의 마지막 출연작이며, 2006년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영국의 높은 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주로 카리브해의 섬 바하마에서 거주해왔다. 하지만 고향 스코틀랜드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강력히 지지해왔으며, 2008년 <스코틀랜드인 되기>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스코틀랜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끝내 귀향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의 죽음에 세계 각계에서 추모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제1장관은 “비통하다. 우리는 오늘 가장 사랑하는 아들 중 하나를 읽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상징적인 배우이자 멋진 친구였던 숀 코너리의 별세를 애도한다. 그의 겸손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웃음을 기억하면서, 그의 잊지 못할 연기에 계속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적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2020.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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