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와룡산 인근에 세워지는 개구리소년 추모비 모습.
사진은 실제 현장에 설치될 모습을 가상으로 제작한 것.이다(대구시 제공) © 뉴스1
국내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인 “대구개구리소년 실종·암매장 사건”(개구리소년사건)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가 대구 와룡산 인근에 세워진다. 희생자들이 실종된 지 30년 만이다.
대구시는 26일 개구리소년사건 30주년을 맞아 성서 와룡산 인근에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를 설치한다.
개구리소년은 1991년 3월26일 대구 달서구 성서초교에 다니던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12), 김영규(11), 박찬인(10), 김종식군(9)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집 뒤쪽의 와룡산에 올라갔다 실종된 후 11년이 지난 2002년 와룡산 세방골에서 모두 백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35만명의 수색인력을 풀었지만 진범과 실종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사건은 발생 11년이 지난 2002년 9월26일 실종 어린이들이 유골로 발견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다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추모·기원비가 설치되는 것은 실종 30주년을 맞아 희생자 5명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조형물은 가로 3.5m, 세로 1.3m, 높이 2m 규모로 화강석 등 자연친화적 재료로 제작됐으며, 실종 아동들에 대한 추모와 그리움이 표현된 형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둥글게 감싸 안은 유선형으로 표현했으며, 소년들을 상징하는 5개의 꽃 형태를 내부에 구성해 꽃처럼 아름답고 사랑 받는 아이들 모습으로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조형물에 담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설치 장소 선정과 조형물 디자인 구상에 있어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유족 측과 대구시는 안타까운 사건을 기억하고 어린이 안전을 염원하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부터 간담회를 여는 등 추모·기원비 조성을 논의해왔다.
우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73)는 "늦게나마 이제라도 놀다 지친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해맑게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막식과 추모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장상수 시의회 의장, 강은희 교육감, 김진표 대구경찰청장, 유골 발견 당시 달서경찰서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김용판 의원, 홍석준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33년 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 범인을 찾아낸 경찰은 개구리소년사건에 대해서도 전면 재조사 방침을 세웠으나 증거 등을 확보하지 못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 출처 : 뉴스1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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